한국어의 부정 접두어

3월 15th, 2009 by Leave a reply »

위키백과에서 문서를 보다가 non-convex set이라는 단어를 한국어로 어떻게 바꿔야 하나 생각하다가 도저히 답을 얻을 수 없어서 아래와 같이 국립국어원에 문의를 해보았다.

부정 접두어에 관하여
작성자 : 조우영
우리말에서 부정 접두어는 무-,불-,부-,미- 등이 있는데 뒤따라 나오는 단어가 한자어가 아닌 경우 호응이 잘 맞지 않고 어색한 느낌을 줍니다.
예를 들어 “볼록 거울”이라는 말의 부정어를 만들고 싶으면 “비볼록 거울”이라고 해야 할텐데 무척 이상한 느낌이 듭니다. 차라리 “안볼록 거울”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안”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아니”의 줄임말로 용언의 앞에서 쓰인다고 했는데 “볼록”이 용언인 것 같지도 않고 만약 용언이라면 “안 볼록 거울”처럼 띄어서 써야겠죠.
여기서 질문을 하자면, 어색하지만 “비볼록 거울”이라고 쓰는게 옳은 건지, 혹은, “안볼록 거울”이나 “안 볼록 거울”로 써도 괜찮은지, 아니면 또다른 적당한 접두어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마땅한 접두어가 없다면 “볼록하지 않은 거울”이라고 길게 늘여서 쓸 수 밖에 없는데 역시 썩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국어에서 일반적으로 이를 어떤식으로 다루는지 알려주세요.

답변 제목: 무-, 불-, 미-(기타)
답변 일자: 2009.03.11.
작 성 자: 고대영
안녕하십니까?
문의하신 접두사 ‘무-, 불-/부-, 미-’를 논리학에서의 부정(not) 의미로 포괄하기는 어렵습니다. 대체로 일부 명사 앞에서 ‘무-’는 ‘그것이 없음’을, ‘불-/부-’는 ‘아님, 아니함, 어긋남’을, ‘미-’는 ‘그것이 아직 아닌’ 또는 ‘그것이 아직 되지 않은’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이들 접두사에 의한 단어 파생이 활발하기는 하나 모든 명사 앞에 붙어 새로운 단어를 파생하지는 않습니다. 문의하신 ‘볼록 거울’은 단어가 아닌 구이며, 이 표현과 관련하여 ‘평면 거울’, ‘오목 거울’ 등의 계열어를 적절히 사용하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결국 적당한 부정 접두어가 없다는 실망스러운 결과이다. 사실 나도 한국어 원어민이고 나름 국어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스스로 평가하는 입장에서 딱히 답이 떠오르지 않았으니 답이 없다는 게 크게 실망할 건 아니긴 하다. 하지만 한국어의 표현력의 한계를 하나 깨닫게 되어 아쉬운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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