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에 블루투스 스테레오 헤드셋을 하나 장만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pda폰으로 음악이나 팟캐스트를 듣는데 여태껏 번들로 딸려온 유선 이어폰을 이용하여 들었다. 예전에 사용하던 핸드폰에서 음악을 들을 때는 편리함을 떠나 음질이 너무나 좋지 않아서 제대로 들을 수가 없었는데 1년 쯤 전에 저렴하게 산 pda폰은 상당히 음질이 좋고 pda로써의 편리함까지 갖추어 아주 만족하면서 사용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어폰을 항상 핸드폰에 연결해 두기에는 선이 너무 거추장스러워서 음악을 들을 때만 끼웠다가 빼서 따로 보관하는 등의 작업이 필요했다. 이 일을 반복 하다보니 너무나 귀찮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같은 무선 세상에 계속 선을 꼽았다 뺐다 하다니… 내 pda폰은 블루투스 모듈도 들어있지만 전혀 사용하지 않다가 이 기회에 한 번 제대로 사용해 보자 하는 생각으로 블루투스 스테레오 헤드셋을 질렀다.
여러 가지 종류의 헤드셋을 비교해 보고서 내가 결정 한 것은 BLUETREK ST1이었다. 내가 이 것을 선택한 기준은 크게 두 가지로, 가격과 모양이다. 첫째로 최저 가격이 약 35000원인데 블루투스 헤드셋의 가격대를 봤을 때 비교적 저렴했다. 블루투스 기기를 처음 써보는 나로서는, 처음부터 비싼 기기를 샀다가 혹시 내게 잘 맞지 않아 낭패 보는 일이 없도록 저렴한 것을 사는 게 중요했다. 둘째로 중요한 것은 기기의 모양이다. 애초에 거추장스러운 선을 없애자는 취지에서 무선 기기를 장만하는 건데, 어떤 헤드셋은 mp3 플레이어처럼 생기고 이어폰을 꽂게 되어 있어서 무선 기기의 장점을 반감시키는 모양이 있었다. 그 것들도 나름대로 장점이 있겠지만 내 의도와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ST1은 백폰 스타일의 단일한 몸체에 모든 것이 들어있어서, 가방 안에서 거추장스럽게 다른 것들과 섞이거나 꼬일 염려가 없다. 이상하게도 이런 스타일의 헤드셋의 종류가 상당히 적어서 선택의 폭이 크게 줄어들었고, 앞서 언급한 가격 기준에 부합하는 것은 ST1 하나였으므로 결국 이것을 고르게 되었다.
몇 달간 사용해본 결과를 한 마디로 말하면, 상당히 만족스럽다고 할 수 있다. 처음에는 페어링이니 뭐니 해서 익숙치 않아 계속 버벅거렸는데 지금은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다. 사용하다 보니 전에는 생각치 못했던 장점이 있는데, 그건 바로 동작 시간이다. 무선 기기의 태생적 한계로써 배터리를 충전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는데, 당연히 한 번 충전해서 오래 쓰면 쓸수록 좋은 것이다. ST1의 동작 시간은 생각보다 상당히 길어서 내 생활 패턴에 잘 맞았다. 출퇴근 길에 사용하고 있어서 하루에 평균 한 시간 정도 사용하는데 보통 일주일을 넘게 사용하는 것 같다. 또한 전화통화를 조금 오래 할 때 전화기를 귀에 대고 얘기하는 것은 팔도 아프고 전자파 걱정도 생기는데 무선 헤드셋을 사용함으로써 그런 불편함이 많이 사라졌다.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고 생각치 못했던 불편한 점도 꽤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은 특유의 백폰 스타일의 모양에서 생기는 문제로써, 목 뒤쪽에 튀어나와있는 부분이다. 평소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목 뒷 부분의 옷깃이 좀 길거나 하면 마찰이 생기고 기기가 조금씩 밀려서 착용감이 좋지 못하다. 또한 의자에 앉아서 뒤로 몸을 눕히면 등받이에 닿아서 사용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게 된다. 튀어나온 부분이 목에 수직으로 서게 되어서 이러한 문제가 생기는데 그 부분을 약간 혀서 목 피부에 수평이 되도록 설계했다면 이러한 문제는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두 번째 문제는 음질에 관한 것이다. 블루투스 음질이 완벽하지 못하다는 것은 이미 다른 글 등을 통해 알고는 있었지만 조용한 곳에서는 잘 느낄 수 있는 화이트노이즈가 있다. 특히 기기의 볼륨을 키우면 상당히 거슬리는데 이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본체(핸드폰)의 음량을 최대로 하고 기기의 음량을 최소로 해야 한다. 하지만 조금 완화가 된다고는 해도 조용한 클래식 음악을 감상하기에는 조금 부적절하다. 세 번째 문제는 블루투스 버전이 낮아서 생기는 문제인데, 멀티페어링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여러 기기(혹은 컴퓨터 및 노트북)에서 번갈아가며 사용하기 위해서는 매번 페어링을 해야 한다. 이는 매우 번거로운 작업임에 틀림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