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6월, 2009

눈 먼 시계공 – 리처드 도킨스

6월 28th, 2009

리처드 도킨스의 ‘눈 먼 시계공’(책에는 ‘눈먼 시계공’이라고 되어있는데 ‘눈’과 ‘먼’을 띄는 게 맞는 것 같다)을 드디어 다 읽었다. 2주 쯤 전까지 한참 재밌게 읽다가 두어 장을 남겨두고 잠시 한 눈을 팔았더니 금방 시간이 지나가 버렸다. 그래서 다시 맘 잡고 읽었더니 금방 읽을 수 있었다. 책의 중후반까지 책의 가장 중요한 내용인 진화론의 자연 선택에 의한 적응적 복잡성을 설명하고 있고, 마지막에 부분은 다른 경쟁 이론(이라고 쓰고 ‘경쟁상대도 안되는 이론’이라고 읽음)들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진화론이 가장 합리적이며, 실제로는 적응적 복잡성을 설명하는 유일한 이론이라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진화론 자체에 대한 설명은 (비록 내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흠잡을 곳 없이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다양하고 설득력 있는 예를 들어가며, 또한 일반인을 위한 책답지 않게 상당히 정교한 논리로 무장했지만 무척 읽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번역도 상당히 좋고 역주도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게 들어가 있는 것 같다. 내용 중에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인간과 문어의 눈을 비교한 것과 박쥐의 ‘반향 위치 결정’에 대한 소개였다. 또, 점토의 진화의 예를 들어 최초의 생명체에 대한 설명을 소개한 것도 아주 흥미로웠다.

뒷부분의 분류학에 대한 이야기나 기타 이론에 대한 공격은 사실 좀 따분하다. 이 책이 1986년도에 처음 나온 것을 감안하면, 그 당시에는 여전히 첨예한 논쟁이 있었던 것 같지만, 아마 지금은 라마르크주의자나 돌연변이주의자인 생물학자는 존재하지 않을 것 같다. 물론 그 중에서도 가장 설득력 없는 이론을 믿는 창조론자는 여전히 존재하는 게 상당히 안타깝긴 하다.

책을 읽으면서 나도 진화론에 대해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실 진화론에 대해서 공부한 건 고등학교 생물 시간이 마지막이었고, 거기서도 별로 많은 것을 다룬 것 같진 않다. 고등학교나 그 이전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번역은 2004년에 처음 나왔지만… 그 유명한 ‘이기적인 유전자’도 아직 읽어보지 못했는데 읽어봐야 할 것 같다. 어쨌든 누구에게라도 추천하고 싶은 아주 훌륭한 책이다. 리처드 도킨스는 훌륭한 학자에 훌륭한 저술가이기도 한데 거기에 매우 멋진 점은 공격적으로 글을 쓴다는 것이다. 물론 공격적으로 글을 쓰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조중동 찌라시 논설위원들같은 놈들 처럼), 논쟁을 피하지 않으며 도킨스처럼 자신의 주장에 대한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모두 정확하게 이해하고 논리적인 주장으로 그러한 글을 쓰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이제 ‘The God Delusion’을 읽어야겠다. :)

책 사다

6월 12th, 2009

저번 주 토요일, 6월6일을 맞아 그동안 목록에 담아 두었던 책들을 질렀다.

  • 기억을 찾아서
  • The World Is Flat [Further Updated and Expanded]
  • 갈릴레오의 아이들
  • The God Delusion
  • House of Many Ways
  • The Origin of Species
  • 세상에서 가장 쉬운 한자 공부법
  • 브레인 룰스

HoMW는 내가 ‘Castle in the Air‘에서도 썼듯이 재밌게 보던 판타지 소설 시리즈의 최근 책이다. 어린이날은 한참 지났지만 그래도 지금이라도 갖게 되어 기쁘다. 전작들이 하나같이 모두 훌륭해서 이번 것도 충분히 나를 만족시켜 주리라 기대한다.

TOoS는 매우 중요하고 훌륭한 과학 고전으로써, 최근 재밌게 읽고 있는 ‘눈먼 시계공’에 자주 언급되고 있어서 원전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TGD는 ‘눈 먼 시계공‘의 저자인 리처드 도킨스의 또다른 – 사실 이 사람의 책은 거의 다 유명하지만 – 유명한 책으로써, 특히 종교를 다루어서 더욱 논란이 된 책이다. 2년 전 처음 나왔을 때부터 계속 읽고 싶었지만 꾹 참고 있다가 이번에 함께 질렀다.

‘기찾’과 ‘브룰’은 한겨레 서평을 보고 재밌어 보여서 샀다. 이건 역시 몇 달 전에 읽었던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와 맥락을 같이 하는 뇌에 관한 책들이다.

TWIF는 현성이가 최근 읽고 있는 책인데, 재밌다고 추천해서 함께 샀고 ‘갈아’는 인터넷책방을 둘러보다가 르귄의 이름이 붙어있길래 냉큼 샀다.

원서를 좀 많이 샀는데. 원서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원서가 더 저렴했기 때문이고(TWIF,TGD,TOoS), 두 번째 이유는 원서로 밖에 나와있지 않은 책이 있으며(HoMW), 마지막 이유는 영어로 읽는 훈련을 하기 위해서이다.

아, ‘세가쉬한공’은 싼 맛에 넣었는데, 이상하게 내가 이용하는 인터넷 책방에서 5만원 이상을 주문하면 2000원을 적립해주지만 10만원을 산다고 해서 4000원을 적립해주지는 않길래 적당히 5만원씩 두 번 주문하기 위해서 끼워 넣은 책이다. 이름이 매우 선정적인데 몇 천원 정도 값만 해주면 좋겠다.